벤처기업들의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른바 ‘플랫폼(platform) 방식’을 통한 해외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방식은 벤처기업간 일종의 선단식 네트워크를 구축, 선도기업이 해외 현지진출에 성공하면 이를 출구(게이트웨이)로 삼아 나머지 제휴업체들도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들고 자연스럽게 현지에 진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기술 및 아이디어를 보유하고도 해외 마케팅력이 부재한 벤처기업들은 선도업체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손쉽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향후 이러한 형태의 기업간 네트워킹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호텔 정보화 솔루션 업체인 루넷(대표 지광현)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관광 비즈니스 정보시스템인 ‘TBIS’의 일본 및 인도네시아 공급계약을 체결, 오는 8월말부터 국내 25개 콘텐츠 및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연계한 호텔 정보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솔루션은 호텔 객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객실내에 설치된 PC를 통해 전자상거래와 e비즈니스 업무가 가능하도록 인터넷 환경을 구축한 것으로 여기에 시스템통합(SI) 업체는 물론 방송·영화·게임·음악 등 유료 콘텐츠 업체와 전통상품·면세품 등과 관련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참여해 유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제휴업체는 루넷의 글로벌 영업성과를 발판으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도 중국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마케팅력이 부족한 3개 보안분야 전문 벤처기업들과 공동진출을 추진, 국내 보안업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시큐아이닷컴은 지난해 11월 설립한 중국 베이징 지점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자사의 기가비트 방화벽, 취약점 분석 솔루션, 전자상거래 인증, 암호화 솔루션 공급과 함께 에프네트·한국지텍·인터넷시큐리티 등 제휴 벤처기업들이 동반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엔 에프네트가 망분리 제품에 대해 65만달러 정도 현지 총판계약을 체결했으며 한국지텍과 인터넷시큐리티는 각각 내부자 정보유출 방지시스템과 인터넷뱅킹을 위한 USB키의 공급을 위해 중국내 8개 은행과 연결된 인증센터 및 현지기업들과 협의중이다.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은 “보안분야는 범위가 넓어 한 회사에서 모든 제품을 개발하기 힘들다”며 “국내 우수 보안제품들을 라인업해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함으로써 국내 보안업계의 공동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 마케팅 전문가들은 “플랫폼방식을 통한 벤처기업들의 공동마케팅은 결국 관련 분야의 새로운 시장 개척 및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선도업체와 후발업체 또는 경쟁업체간, 그리고 다른 업종간에도 이러한 전략적 네트워킹이 높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환 기자> |